문화

초량 유치환의 우체통(💌)과 드립커피 맛집(☕️)

baerinyee 2025. 5. 1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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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비가 많이 내리면서 끄물끄물한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이날은 비가 그치고 햇빛이 오랜만에 내리쬐는 날이었다.

이렇게 좋은 날 일만 할 수는 없으니까!친구와 급하게 약속 잡고 평소에 가기 힘든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찾아보다 유치환의 우체통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시회도 조그맣게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보고 다녀왔다.

 

경남여고 교장을 2차례 지내고 동구에서 생을 마감한 청마 유치환을 기리며 부산항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명소. 산복도로에서 우선 접하게 되는 전망대에는 그리움이 있는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 담은 우편물은 1년 뒤 수취인에게 전달된다.

부산은 평지와 바다가 있는 만큼 산으로 둘러쌓인 지역이라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와도 카페와 음식점이 있다.

유치환의 우체통에서는 엽서를 작성해서 부치면 1년 뒤에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조그만 전시회장도 운영이 되는데 살구씨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살구씨 작가는 풍경 사진에 금빛 물감으로 채색을 하는 작품을 주로 만든다고 했다.

이미 자연이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서 인위적인 느낌을 최소화한 것일까.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빛 채색이 사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이 작품도 나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듯이)

이제 엽서를 쓸 차례다. 각자 찍은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주셨는데 친구가 찍은 사진은 잡지에 바로 실어도 될듯...나는 일기 형식으로 엽서를 적었다. 임팩트 있는 말을 남기는데 재능이 없기에... 소소한 것에도 행복해지는 날이어서 앞으로도 그런 날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썼던 것 같다.

전시회 안쪽에는 이렇게 LP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꽤나 옛 노래들이 많다. 큐레이터분의 추천으로 신승훈의 노래를 들었는데 특유의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그 옛날의 소리를 듣는 느낌이었다.

이것도 역시 친구가 찍은 사진...예술이다

1년 뒤의 내가 받을 엽서도 넣어주고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

 

드립커피가 맛있다길래 갔는데 케냐, 예가체프 두 종류 중에서 선택이 가능했다. 산미 있는 커피를 도전해보고 싶어서 예가체프로 주문을 하고 카페를 둘러봤는데 옛날 카세트테이프, 휴대폰, mp3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사장님께 여쭤보니 남편분이 골동품 수집가라고...)

왼쪽에 있는 커피가 드립커피, 오른쪽에 있는 커피가 아이스아메리카노

드립커피 정말 맛있었다. 산미가 나긴 하지만 그리 강하지 않고 커피 특유의 탄맛이 나지 않아서 계속 홀짝홀짝 마시게 되었던 것 같다.

정성스럽게 내려주시니 맛이 있을 수밖에...! 취향에 맞는 음식을 하나씩 찾아나간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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